지난 상승장 복기록 - 두번째
2019년 7월, 대학의 스타트업에 취업하면서 암호화폐 투자에도 발을 담그기 시작함. 비트코인은 천만 원대, 이더리움은 20만 원이었고,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었음. 그 와중에 계속해서 알트코인에 돈을 넣었지만, 비트코인은 어느 정도 흐름을 유지하는 반면, 다른 코인들은 반등 후 급락을 반복하고 있었음.
이때는 단순히 샀다 팔았다만 반복하고 있을 뿐, 상승장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음. 매도 계획도 없었고, 섹터나 시장 분석도 없었음. 그저 차트만 보고 투자했고, 그마저도 논리 없이 단순히 추세만 따르며 거래했음. 이로 인해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반복적인 매매에 빠져들었음.
2020년에 선물 거래를 시작한 것도 큰 실수였음. 레버리지의 무서움을 간과했고, 선물에 9,500달러를 넣어가며 무리하게 거래했음. 그나마 다행인 건 1 비트코인을 지갑에 따로 보관해둔 것이었음.
본격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건 메이저 코인들이 움직일 때부터였음. 루나와 같은 코인들을 잘 보유하고 있어서 최대 100배 수익을 본 경험도 있었음. 보관하던 1 비트코인을 8천만 원에 팔아 10배 수익을 거두고, 트론으로도 2배의 상승을 더 얻으면서 당시 최고점인 6억 원에 도달했음.
하지만 매매에 대한 생각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했음. FTX 사태와 루나 사건이 터졌고, 루나의 반등을 노리다가 많은 돈을 잃었으며, 여기저기 분산시켜둔 잡코인에서도 큰 손해를 봤음.
상승장이 끝난 후에도 매매를 멈추지 않고 차트 분석을 더 깊게 공부하면서 매매 기준을 잡아갔음. 그 결과 2022년 말부터 꽤 안정적인 성과를 보게 되었고, 2023년에는 실거주용 아파트를 사기 위해 자금을 모두 인출하게 됐음. 신용대출, 전세 보증금, 퇴직금, 사내 대출, 가족에게 빌린 돈을 포함해 총 2억 6천만 원 현금을 모았고, LTV 70%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9억 원짜리 집을 매입했음.
그렇다면 내 투자 성적을 Net으로 보면 어떨까? 결국 1억 원 정도의 수익밖에 남지 않았음. 이사비, 중개료, 가전, 가구 등 추가 비용도 있지만, 순수하게 투자로 벌어들인 돈은 1억 5천만 원도 채 안 된다는 이야기임. 2019년 7월부터 매달 150만 원씩 30개월을 모았으면 4,500만 원인데, 그저 그 정도를 벌기 위해 이 모든 과정을 거쳤나 싶기도 함.
2023년에 집을 산 건 나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아내와 가족 덕분임.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내가 잘한 점과 부족했던 점을 복기하게 됨.
첫 상승장에서는 '이런 자산도 있구나',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음. 두 번째 상승장에서는 충동적인 매매를 통해 파편적인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함. 이제 다가올 세 번째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를 활용하되, 소액으로 최대 효과를 추구하려고 함. 어차피 나와 아내가 뉘일 서울 아파트 한 채는 있으니, 이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도전해볼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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